권대원의 삐딱한 신앙이야기

영화 '빅쇼트'-삶의 그늘을 응시하지 않으려는 자 본문

재미난 영화, 미드, 다큐

영화 '빅쇼트'-삶의 그늘을 응시하지 않으려는 자

에쎌디 2017. 11. 1. 09:34

기독교인들 중에 이 세상과 삶의 어두운 부분과 그늘은 도통 안보려하고 세상과 삶의 밝은 부분만을 보려고 하는 것이 '건강한 신앙'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성경'만 읽어봐도 성경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어둡고 암울한지 그 민낯을 충격적이리만치 세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삶의 어두운 그늘을 응시하지 않으려는 이들은 결국 '자기기만'에 빠지게 된다. '진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어두움과 그늘을 동반한다. 그것이 '원죄'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결핍이든, '자본주의'로 포장된 이 세상을 움직이는 가공할만한 탐욕이든...어두움을 외면하는 자들은 결국 그 어두움을 낳는 끝간데 없는 욕망의 가장 손쉬운 피해자가 되거나 공범자가 되어 버린다.


영화 '빅 쇼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를 배경으로 누구나 쳐다보기를 외면하며 그 열매만을 따먹길 원했던 '탐욕과 공멸의 지옥도'를 직시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들은 그 덕분에 그 대재앙을 비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큰 돈을 거머쥘 수 있었지만 자본주의 사회와 기업, 개인의 철저한 모순과 부조리를 목도하며 마음에 깊은 내상을 입는다. 




삶의 그늘을 응시하려 하지 않는 자는 결국 둘 중의 하나다. 자기기만에 빠져 가장 쉽게 피해자가 될 운명이거나, 공범이 되어 자기 배만 채우려는 자...아이러니하게도 이둘은 '지독하게도 이기적'이라는 공통의 미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이 많은 공동체는 공멸의 굴레를 피할 수 없다.


삶의 그늘을 똑바로 응시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더럽고 어둡고 그늘진 진실을 똑바로 응시할 수만 있다면 그는 선지자의 지혜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모질겠지. 세상은 '진실'을 알리려 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니까. 게다가 그들은 그 어둡고 칙칙한 세상과 인간을 응시하며 '신의 위로와 희망'을 발견해야 하는 잔인한 소명까지 받았다. 

'진실은 시와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를 혐오한다'

"The truth is like poetry-- And most people fucking hate poetry,"

-영화 '빅 쇼트' 중에서-


난 삶과 세상의 그늘을 응시하려 하지 않고 값싼 위로와 은혜를 남발하는 종교인들을 혐오한다. 그들은 십중팔구 '신'이라는 이름의 '자아'를 숭배하며 공동체를 공멸로 몰아가는 가짜일테니까. 

<2016년 2월 페이스북>




개봉일: 2015년 12월 11일 (미국)

        2016년 1월 21일 (한국)  

감독: 아담 맥케이

원작자: 마이클 루이스

출연:크리스찬 베일,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스티브 카렐

수상: 아카데미 각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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