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원의 삐딱한 신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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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신앙생활이 안좋은 이유

에쎌디 2017. 10. 11. 19:30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뜻을  보이는 인간의 조언이나 말을 통해 알려고 할 수록 우리안에 내주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여 듣는 능력은 점점 더 둔감해진다.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실존의 감각을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신앙의 감각으로 이겨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아무도 없는 자기만의 광야에서 홀로 있는 시간이 정기적으로 필요한지 모른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감을 통해 내 연약한 욕망을 시험받지 않는 곳에서 홀로있는 시간을 가질 때 우린 성령의 음성에 예민해 질 수 있다. 그런 고요의 시간에 우리는 비로소 현대의 기독교인이 잃어버린 '자족(Satisfaction)의 가치'를 되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돈의 가치(또는 사역의 가치)로 환산되고 아무것도 안하는 쉼과 안식을 사치로 여기는 현대인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그런 시간을 권하는 교회가 있을까?


현란한 설교와 빡센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록 교인 수가 늘어나는 대형 교회들을 볼 때마다 곧 허망하게 터져버릴 것 같은 고무 풍선을 보는 것 같은 불안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내가 다니던 교회도 끝없이 욕망의 바람을 불어넣으며 거침없이 부풀어 오르다가 크게 터져서 수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시험에 들다가 교회를 떠났는데...아직도 공허한 풍선을 키우는 걸 목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땜에 또한번의 아픔을 겪고 있다.


헌신적인 교인들을 닦달해서 수적증가의 열매를 날름 받아먹고, 그 열매의 후광을 자기 권력으로 삼는 목사들... 주일날 빈둥 빈둥대고 안식을 누리면, 믿음 없는 신앙인으로 치부되는 이상한 한국교회... <언젠가 페북에 끄적였던 글...> 이 글의 취지를 교회에 헌신하는 이들을 비난하는 거라고 이해하는 분들도 가끔 있더군요. 제 삶의 신앙 배경을 부연설명하자면 누구보다 교회 생활에 메여서 대학때부터 10년간 선교단체에서 봉사했고, 교회로 옮겨서도 10년간 간사로 봉사했습니다. 그래서 헌신하고 봉사하는 분들의 노고와 희생이 얼마나 크고 가치있는지 잘 압니다. 그러나 그런 과도한 헌신이 사라질 수 있는 구조가 되는게 저는 건강한 신앙생활이고 건강한 교회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신앙'의 힘으로 살아야 하는 삶의 터전은 교회가 아니라 5-6일 이상 메여있고 분투하는 삶의 현장이자 일상이니까요. 교회는 그런 일상의 삶으로서의 신앙에 힘을 공급받고 재충전 하기 위해 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단지 먹고살기 위한 일상의 노동으로도 헉헉대는데 교회가서조차 힘에 지나는 헌신을 강요당하는 현상이 교회에는 상당히 많죠. 그게 당연한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글 읽고 남겨주시는 공감버튼 하나, 댓글 하나에 뽀로로는 넘 기뻐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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