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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원의 삐딱한 신앙이야기
너는 특별하지 않단다. 본문
살다 보면 특별해지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부자 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이들과 같이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하고 주눅 들고 의기소침해집니다. 왜들 그렇게 특별해지려 할까요? 2015년에 부평구 삼산동에 있는 회사에 다녔습니다. 퇴근 길에 지하철 근처에 핀 이름 모를 꽃이 석양을 배경으로 너무 아름다워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꽃은 있는 모습 그대로 피어있는데 얼마나 아름다운가...그런 생각으로 쓴 글입니다. 그리고 그때 봤던 꽃은 사진으로 찍어놨죠. 이 글의 끝에 실린 사진이 그 꽃 사진입니다...^^ 지금 봐도 예쁘네요 ㅎ '너는 특별하지 않단다'
당신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내가 예전에 교회에서 참 좋아했던 말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특별한 나' 이런 식의 표현이었다. 자존감이 낮거나,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정서적 결핍으로 메마른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이런 표현들은 나름 기독교적인 가치를 잘 드러내는 훌륭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수 태연이 부르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개신교 내부의 '우리끼리만 특별하고 구원받았다'는 의식이 곳곳에 베어있는 교회문화속에 염증을 느끼고 회의하게 될수록 저 표현들은 '당신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나 '당신만 특별한 존재'라는 식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은 특별한 존재'
'당신만 특별한 존재'
한 글자 차이지만 정말 다르게 느껴지는 표현이다. 후자의 표현은 타자에 대한 우월감, 배타성, 차별적 사고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단서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과연 당신만 특별한 존재일까? 난 이런 표현의 균형을 잡아줄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은 부모의 관점에서는 내 자식이 천재인 것 같고, 신동인 것 같다. 철없는 어린 시절 아이들도 만화나 TV를 보며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슈퍼히어로'나 세상을 바꾸는 ‘위인’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고 현실을 살아가면서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꿈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 아쉽게도...저들가운데 우리같은 평범한 이들은 없다.
그리고 세상에는 그런 '특별한 존재'보다 '평범'하거나 '평범이하'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통계적으로 봐도 평범한 사람들의 ‘평균치 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평균치 능력’보다 훨씬 낮게 나온다. 예를들면 사람들은 자신의 IQ가 최소 120~130은 넘을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평균 IQ는 106정도 된다.
※낮다고 생각하겠지만 국가평균으로는 홍콩에 이어 세계2위다. IQ가 높다고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출처:http://www.therichest.com/rich-list/top-10-countries-by-highest-average-iq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
나는 대학생 때 신앙을 갖게 된 이후 언제나 요한복음 3:16절 말씀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복음 3:16-(새번역)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게 가장 감명깊게 와 닿았던 부분은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라는 대목이었다. 어릴 때는 그게 왜 감명 깊게 와 닿았는지 잘 몰랐지만 이제는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느 순간 '내가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내가 되고싶었던 특별한 영웅이나 천재와도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난 그저 평범한 '세상'의 일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특별한 누군가’만을 사랑하시고, ‘특별한 누군가’만을 위한 은총을 주신 것이 아니라는 저 표현이 감명 깊게 와 닿았던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알아간 하나님의 성품은 더욱 저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발견하게 해주었다. 하나님은 '특별하고 화려한 것'들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신이 아니었다. 도리어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세상의 가장 소박하고 사소한 미물의 아름다움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을 기뻐하는 분이다. 그래서 시편에는 자연을 노래하며 하나님을 찬미하는 내용들이 많고, 예수님의 비유에는 자연을 빗대어 표현한 것들이 많은지 모른다.
어찌하여 너희는 옷 걱정을 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온갖 영화로 차려 입은 솔로몬도 이 꽃 하나와 같이 잘 입지는 못하였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들어갈 들풀도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들을 입히시지 않겠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
-마태복음 6:28~30-(새번역)
구약성경에 나오는 우상숭배의 명백한 특징 중 한가지는 우상을 경배하는 종교들이 하나같이 그 신을 크고 강하고 화려한 동물이나 자연의 상징을 차용해 숭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신이 머물 성전도 최대한 거대하고 화려하게 꾸미려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존재를 인간의 눈에 보이는 대상으로 '시각화'하는 것을 절대 금지시켰다. 그리고 우상의 성전과는 비교가 안되는 소박한 텐트에서 백성들과 함께 머무셨다. 물론 나중에 솔로몬이 거대하고 화려한 성전을 짓기는 했지만 정작 솔로몬이 말년에 극심한 타락의 길을 걸어갔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크고, 강하고, 화려한 것들을 숭배하기 좋아하는 인간의 타락한 본성을 거스르고 하나님은 일상의 가장 사소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미물과 자연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자연 속의 세계에서조차 경이로운 생명현상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당신이 어떤 모양으로든 튀거나, 특별하여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자본주의적 교환가치에 길들여진 착각인지 모른다.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것은 존재 자체만으로 '특별한 기적'이며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은 비교하고 우열을 나누기 좋아하지만 하나님은 어떤 피조물이든 고유의 아름다움과 존재가치를 지니게 만드셨기에 그 자체로 사랑하고 아끼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요나에게 작은 박넝쿨을 이용해서 니느웨 사람들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셨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수고하지도 않았고, 네가 키운 것도 아니며, 그저 하룻밤 사이에 자라났다가 하룻밤 사이에 죽어 버린 이 식물을 네가 그처럼 아까워하는데, 하물며 좌우를 가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십이만 명도 더 되고 짐승들도 수없이 많은 이 큰 성읍 니느웨를, 어찌 내가 아끼지 않겠느냐?”
-요나서4:10,11-(새번역)
특별하지 않아도 당신은 소중하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특별한 무엇이 되려고 너무 애쓰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능력을 드러내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화려한 무언가를 성취해야만 당신이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 '생명보다 돈'이 더 귀하게 여겨지는 문화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당신의 생명은 억만금의 돈보다 더 귀하다. 모든 것을 돈의 가치로 환산하는 배금주의 가치관이 아무리 이 사회를 지배한다 한들 '생명을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있을까? 100억을 투자한다해도 생명 없는 무생물에서 ‘지렁이’ 한마리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꽃들에게 희망을’ -트리나 폴러스(시공주니어)- 중에서
그리고 '특별한 그 무엇'이 되기위해 타인을 더이상 착취하고 억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밟고 올라섰는지가 특별함을 증명하는 능력이 된다. 사람들이 그런 특별함을 거부하면 좋겠다. 이제 교회는 '당신은 특별한 존재' 라는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낚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특별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해도, 아니 평범이하의 사람이라도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얼마 전에 미국에서 소동을 일으켰던 어느 소녀의 거짓말도 이 사회 속에 만연한 ‘내 자녀만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압박과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병리적 현상이 아닐까?
약하고 소박하며, 화려하고 특별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을 하나님은 사랑하신다. 그리고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이다. 특별함에 중독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나님이 하시고 싶은 말씀은 이런 것이 아닐까?
‘특별한 사람들은 유혹과 시험이 많단다.
어리석게도 사람들은 특별해지려고만 하는구나.
다행히 너는 특별하지 않단다.
하지만 너는 그 자체로 너무 소중하다.
나는 화려한 장미도 사랑하지만, 들에 핀 야생화도 사랑한다.
나는 강하고 높이 나는 독수리도 사랑하지만 귀엽게 재잘되는 참새도 사랑한다.
너의 약함과 결핍은 더욱 사랑하고 싶은 이유가 된단다.
네가 평범할지라도 나는 특별하게 너를 사랑한다.’
특별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그 자체로 너무 소중한 사람이다.
하나님에게도.
당신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도.
※삼산동 지하철 역 근처에 피어있던 꽃
<2015년 7월 6일 ㅍㅍㅅㅅ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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