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원의 삐딱한 신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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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하나님의 세계(유진 피터슨)-창조안에서 주 경외함 기르기

에쎌디 2017. 10. 13. 07:30

유진 피터슨은 제가 참 좋아하는 목회자요 작가입니다. 그는 목회자로서 특이하게도(?) 신앙과 '현실'의 문제를 깊이 다루는 글을 여러 편 썼습니다. 처음 접한 책은 성경에 비중있는 인물로 다루어지지만 그의 삶에 특별한 '기적'이라곤 하나도 없었던 다윗을 다룬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IVP)이란 책이었습니다. 전 현실로부터 신앙을 분리시키는 단어로 교회에서 주로 쓰이는 '영성'이란 단어를 정말 싫어합니다. 원제는 ' Leap Over a Wall'인데 하필 '현실'과 신앙의 관계를 다룬 책에서 굳이 '영성'이란 말로 제목을 달았다는 점만 빼면 정말 좋은 책입니다. 그 책 처럼 현실과 신앙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이 바로 '현실, 하나님의 세계'죠.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보다 대중적인 책은 아닙니다. 좀 더 신학적이고, 어려울 수도 있는 책인데요. 그래도 저는 이 책이 너무 좋아서 꽤 두꺼운 책인데도 야금 야금 음미하면서 한달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래 글은 2012년 사역때문에 탈진하고 힘들어하는 후배와 간사님들이 너무 많아서 이 책을 인용하며 제 페북에 썼던 글입니다. 자세한 서평은 당시 썼던 페북글과 이 책의 인용문으로 대신합니다.

※책장에 찾아보니 여전히 갖고 있군요~^^ 제가 애정하는 뽀로로 인형과 함께 ㅎㅎ 삼일교회가 지금 필요한 예배와 주일(성경적 안식)에 대한 성찰


(시시비비를 따지기위한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다같이 온전한 주일 예배와 안식의 개념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음 하는 바람에서 글을 남깁니다...)


1부 예배부터 ~팀모임, 조모임~~저녁예배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참석하여야 주일성수를 온전히 다 한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한 인식의 배경에 깔린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성경적 안식의 개념'과 삼일교회 문화에서의 온전한 주일성수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그래서 쉼이 없는 주일, 하나님에 대한 말씀과 정보는 차고 넘치지만 현대의 분주함속에서 떨어져서 깊고 고요하게 말씀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성찰이 없는 주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분주하고 과업지향(?)적인 문화때문에 교회의 주력 일군들인 간사와 리더들이 빠르게 소진되어 번아웃되는 현상을 너무나 자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것 또한 그들의 믿음이 없기때문이라고 정죄할 수는 있겠지요~~모든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면 그만큼 세상은 단순하고 해결못할 문제도 없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렇게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지친 성도들 모두 다 그들의 믿음과 영성의 문제라고 치부하는 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누군가에겐 여전히 기쁘고 문제없는 주일일 수 있으나, 그 누군가에겐 주일이 지나친 부담과 무게로 다가오고, 정죄와 질책의 나날들이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까와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글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좀 길지만, 찬찬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창조안에서 주 경외함 기르기: 안식일과 경탄-


안식일을 지키는 것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그 일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서 쓰는 히브리어 ‘샤바트(Shabbat)’는 단순히 “포기하고...멈추어...휴식을 취하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거기에는 아무런 종교적 혹은 영적인 내용이 없다. 무슨 일을 하는 중이건 그것을 멈추라....무슨말을 하는 중이건 입을 다물라...앉아서 주변을 돌아보라...


...(중략)...


우리는 하나님이 하신 일과 하고 계신 일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오랫동안, 분주하게 돌아다니기를 멈추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과 하고 계신 말씀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 우리 모든 선조들은, 침묵과 잠잠함이 없이는 영성도 없고, 하나님께 주의를 기울이고 하나님께 반응하는 삶도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중략)...


안식을 지시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우선 주일(主日)을, 아무 것도 하지 않기(not-doing)와 말하지 않기(not-saying)를 행하는 날로 생각을 바꾸고, 구조 조정을 하고, 회복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나아가 주의 날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도록 우리 주변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는 것이다. 주일 예배를 위해 모이는 일은 우리에게는 명예롭고 오래된 전통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활의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그분을 흠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다. 하지만 그것을 지킬 때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목사들과 회중의 지도자들은 보통 주일을, 위원회, 회의, 프로젝트, 선교 그리고 사회 활동 등, 온갖 일로 채운다. 안식일의 고요함과 잠잠함을, 많이 일하기(much-doing) 와 많이 말하기(much-talking)로 대체시켜 버린다. 전형적으로 회중의 지도자들은, 자신이 이 사람들을 온전히 장악하는 때가 일주일에 단 하루, 그 중에서도 몇 시간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들의 영혼에도 좋고 교회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일에 그들을 동원하고자 모의한다.


의도는 좋으나 완전히 잘못되었다. 이러한 지도자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회중이 주님을 위해서 너무 바쁜 나머지 주님을 위한 시간은 하나도 가지지 못하게 할 뿐이고, 회중에게 하나님에 대한 정보를 너무 많이 준 나머지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들을 기회를 뺏을 뿐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창조 안에서 잘 사는 것에 대해서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우선 주일의 소란을 해치우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 위한 공동의 방법을 취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너희가 돌이켜 안연히 처하여야 구원을 얻을 것이요 잠잠하고 신뢰하여야 힘을 얻을 것이어늘”(사30:15).


고독을 일구어라. 침묵을 일구어라.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 조언은 지난 20세기 동안 순종적이고 신실한 사명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끈 사람들이 말하는 조언의 핵심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 내가 새롭게 할 말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것을 반복해서 말하고, 긴급하게 말하고, 모세의 권위가 뒷받침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신한다.


안식일을 지키라. 창조에 주의를 기울이라...창조주를 흠모하라. -현실, 하나님의 세계 -유진 피터슨(IVP)- 중에서 <2012년 4월 페북에 남긴 글>

현실, 하나님의 세계 - 10점
유진 피터슨 지음, 이종태.양혜원 옮김/I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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