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원의 삐딱한 신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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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구원

느리게 읽는 독서모임 운영방법

에쎌디 2017. 12. 11. 10:26

※ 일전에 어떤 분이 독서모임을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지 궁금해하셔서 알려드렸던 내용입니다. 독서모임의 형태와 운영방법은 다양하게 있는데요. 저희 모임은 한권의 책을 두달에서 석달까지 같이 천천히 읽어나가는 모임입니다. 그리고 특이한 편에 속하는 게 '독서모임용 사무실'을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토즈'같은데서 모임을 하다가 너무 불편한 점이 많아서 회원들의 회비를 걷고 몇 명이 보증금을 내서 무려(?) 1년 반동안 적당한 사무실을 찾다가 정말 싸고 좋은 곳을 찾아서 임대한 케이스인데요. 따로 동아리방같은 독서모임 사무실이 있으니 좋은 점이 너무 많더군요. 그동안 저희 모임의 노하우를 정리한 글입니다.

1. 저희 독서모임은 '슬로우 리딩'모임입니다. 한달에 한권을 끝내거나 한권 끝내고 독후감이나 발제를 발표하는 모임등이 주변에 많은데~저희는 그냥 느슨하게 천천히 30-40페이지 분량의 한 챕터씩만 나가는게 서로 좋더라구요.  너무 빠듯하게 나가면 모임 참석인원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기도 하고, 바쁜 직장인들이라도 한챕터만 읽어오라고 하는 건 크게 부담이 안되는데다 내용이 너무 방대하지 않아서 토론거리나 주제도 적당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분량은 책에 따라 유연하게 정하시면 됩니다. 너무 얇은 책은 한주에 2장 정도 나가도 됩니다.


2. 저희는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한번, 또는 이주에 한번 모입니다. 그리고 모임시간은 통상 2시간정도 하구요. 저녁8시쯤이 저녁먹고 모이기 편한 시간이더군요. (현재는 평일모임은 2주에 한번, 주일 낮 모임은 1주에 한번 씩 모입니다. 두 모임은 각각 다른 책을 나가고 있구요.)


3. 책의 주제는 주로 기독교 서적인데, (주중모임은 이제 일반서적 위주로 가려고 합니다.) 좀 평이하거나 약간 어려운 정도 수준의 책들을 주로 고릅니다. 그리고 책을 정하는 건 모임회원들이 서로 추천해서 그중에 가장 괜찮을 것 같다고 추천받은 책을 하구요. 그리고 책이 정해져서 처음 진도가 나가는 시간은 미리 읽어오지 않고 돌아가면서 소리내어 1페이지씩 같이 읽어나가는 시간을 가집니다. 책내용에 서로 같이 읽어나가며 집중하는 시간을 첫시간은 갖습니다. 두번째 시간부터는 미리 한챕터씩 읽어오는 거죠.


4. 책을 한권 끝내면 꼭 근사한 식당이나 유명한 맛집으로 가서 책걸이 회식을 한답니다. 그것도 모임회원들의 교제와 친분을 두텁게 하고 한권의 책을 끝냈다는 뿌듯함을 더해주는 시간인 것 같아요.(요즘은 귀찮아서 안할때도...ㅎㅎ)


※독서모임을 빙자한 먹기모임...?

5. 마지막으로 모임을 너무 빠듯하고 빡빡하게 하지 않고, 즐겁게 토론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 특별한 형식은 없고, 그 주에 읽은 내용중 인상적이었거나 질문할 것, 말씀하고 싶은 것들을 돌아가며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형식을 가집니다. 인도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좀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죠. 저희 모임에서는 제가 인도자입니다. 그리고 인도자는 가급적 거의 빠지지 않고 모임에 참여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모임이든 구심점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요.


6. 가끔 책의 주제와 상관이 있는 영화를 같이 보는 시간을 갖는것도 좋습니다. 우종학 교수님의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같은 경우는 SF영화 '콘택트'를 같이 모임방에서 보기도 했는데 다들 너무 즐거워 했어요.


7. 분기별로 1년에 두번 정도는 MT를 가며 즐겁게 교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역시 MT는 먹는게 최고

8. 모임장소는 가급적 '토즈' 같은 밀페된 공간을 대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저희는 아예 각출해서 모임방을 임대했지만, 오픈된 카페에서 할 때는 잘 집중이 안되고 자유롭게 말하는 것도 아무래도 눈치를 보게 되더군요.


저희 모임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책은 랭던 길키의 '산둥수용소' 였구요. 쉐인 클레어본의 '믿음은 행동이 증명한다' 나 새물결플러스에서 나온 '슬로우 처치'같은 책들도 반응이 좋았어요.


이 정도가 알려드릴 만한 저희만의 간단한 룰인 것 같구요. 관련해서 한국일보 좋은 기사가 있어서 링크 공유해 드립니다. 독서모임은 정말 재밌고 유익한 취미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제 조언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독서공동체는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 훈련하는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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