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원의 삐딱한 신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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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

에쎌디 2017. 12. 19. 21:50

이해안가는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관찰하고 분석하는 버릇이 있다보니 그들의 행동이나 심리를 깊이 생각할 때가 있다. 주변에 자꾸 잘못된 선택, 어리석은 결정을 해서 잘 안풀리는 후배나 지인들을 보다보니 그들의 공통점중 하나를 깨달은 것이 있다. 


한때 엄청 성공했다가 실패한 경우든,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실패한 경우든...반복된 실패가운데 지쳐있는 사람들은 '늦었으니까 어떻게든 한방의 역전을 해야한다'는 심리가 많은 것 같았다. 어쨌건 실패와 시행착오로 시간을 허비했으니, 더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자꾸 단기간의 성과나 상황역전을 바라는 요행수를 바라거나, 위험이 크지만 성공만 하면 큰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희박한 가능성에 몰입하다가 결국 모든 것을 다 날려먹는 경우가 많았다.

인생은 여러갈래의 길이 있고, 언제든 길을 잘못 들어설 수 있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 판단이 들면, 다시 되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차근 차근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길을 잘못들어섰으니 지금까지 허비한 시간을 한번에 역전시키겠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광폭질주를 계속하다보면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다.


사업을 하다 말아먹든, 꿈을 향해 도전하다 좌절했든, 더이상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다시 출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인이면 되돌아가는 길의 첫걸음은 일단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생계유지를 해나가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는 아이가 아닌 어른의 삶을 사는 이의 가장 기초적인 책임이 자신의 생계유지라 생각한다. 꿈을 위해 도전했든, 사업을 하다 말아먹었든 몸뚱아리 멀쩡하고 아픈데가 없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로 뭐라도 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인생역전은 실패를 무릎쓰고 모든 것을 거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일상을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간 사람에게 오는 기회일 가능성이 높다. 삶의 여유, 마음의 여유가 있고 최소한의 안정감이 있을때 사람은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내 삶의 안정이 무너지고 있고 점점 벼랑끝으로 몰려갈때 사람들은 더욱 조급해지며 멘탈이 무너져 점점 더 악수를 두게 된다. 결국 계속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어리석은 결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와튼 스쿨 조직 심리학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자신의 저서 '오리지널스'에서 이렇게 말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데 성공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집중적인 노력없이는 기업이 번창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안정적인 위험분산 포트폴리오가 지닌 핵심적인 장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독창성을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어설프게 쓴 책을 내거나 조잡하게 만든 예술품을 판다는 중압감이나, 아무도 시도해본적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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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점점 지쳐가는 사람에게는, 빨리 성공해서 인생역전하고 싶은 조급함이 더욱 그 사람을 벼랑으로 몰아가는 나쁜 선택을 유발할 수 있다. 힘들고 지칠수록 일단 최소한의 안정감을 확보하는 일상의 회복이 우선적인 목표여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 심리적 안정을 이룬 후에 서서히 다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면 된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기회는 여전히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자꾸 자신을 벼랑으로 몰고가는 조급함을 버리고 다시 출발선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인생'은 실패를 통해 우리에게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겸손함을 가르치는 것일 수 있다.

지금까지 실패했기 때문에 이제라도 인생역전을 꿈꾸며 계속 헛된 삽질을 하는 몽상가들을 많이 봐왔다. 안타까왔지만 그들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다. 벼랑으로 몰려가는 사람이 상황을 역전하는 것보다, 일상의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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