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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7/11 (25)
권대원의 삐딱한 신앙이야기
며칠 전 포항의 지진 때문에 많은 분들이 놀라셨는데요. 서울에서까지 지진을 느낀 분들도 꽤 되더라구요. 도쿄에서 제공하는 지진방재 매뉴얼 자료를 페친께서 공유하셔서 소개합니다. 한글번역본이구요. 아래 이미지를 누르시면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들어가 보시면 한글번역본 pdf 파일을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는 내진설계가 안되어 있는 건물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인데요. 그런 점은 감안해서 필요한 정보를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다운 받아서 읽어봤는데 정말 자세하면서도 꼭 필요한 정보들을 요긴하게 잘 정리해 놨네요. 재앙발생 전에 준비해야할 물품들, 정보들부터 부상을 당했을 시 어떻게 긴급조치를 해야 되는지와 지진의 메카니즘에 대한 설명까지 이것들만 다 다운받아서 읽어봐도 정말..
인생은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을 걸어가는 여정이다. 사람들은 할 수 있는 한 그 모든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싶어한다. 불안해하지 않고 꽃길만 가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정말 모든 불안의 요소들, 잠재적 위험을 없애는 것이 가능한지는 차치하고라도 그런 요소들을 모두 없앴을 때 인간은 정말 행복할까? 난 그렇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불안과 위험이 없는 지루한 인생길에서 인간은 성장하고 배우기보다 퇴행하고 타락한다. 성경을 보면 우상숭배가 발흥하는 심리적 시작점은 '네가 이 신에게 헌신하면 인생의 모든 문제와 불안이 해결될 수 있다'는 메세지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을 그런 식으로 인도하지 않으셨다. 모든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기보다 한걸음 내 딛을 수 있는 정도의 증거를 보여주시며 계속해서 인생의..
유튜브 동영상을 자주 보는 분들에게는 꽤 알려져있는 세계적인 유튜브 채널중에 'Primitive Technology' 라는 채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선사시대 생존기술로 숲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재현하거나 실험하는 영상인데요. 무려 650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 동영상채널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 Primitive Technology 유튜브 채널 화면. 저 엄청난 구독자수가 보이시나요?^^ 이 영상들이 독특한 점은 웃통을 벗어제낀 한 청년이 설명 한마디 없이 묵묵히 뭔가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는데 있습니다. 설명이 없고 만드는 과정을 찍어서 순서대로 묵묵히 보여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뭘 만들려고 하는지 짐작이 가지 않다가도 중간 쯤 보면 서서히 이해가 가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뭔가가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모..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교회 총기 난사로 9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 직후, 범인이 잡히고 얼마 안있어 피해자 가족들이 범인을 용서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당시 그 기사나 영상을 공유하면서 매우 들뜬 뉘앙스로 '내가 크리스천인게 자랑스럽다'는 식의 포스트가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넘쳐 흘렀다. 나는 기독교인들의 그런 포스트를 보면서 감동하기보다 기분이 매우 안좋았는데... 그 가족들의 용서가 숭고한 것이며, 기독교인으로의 위대한 결단이라고 추겨세우는 저들은... 유가족의 마음을 만분지일이라도 이해는 하는 걸까? 자기가 생각하는 숭고한 기독교적 가치가 극적으로 성취되는 걸 보며 대리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았으나, 유가족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 같은 느낌은 없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적 당위에 빠져 비극에..
※ 어제 명성교회가 세습을 완료했습니다. 낮에 사임하고 저녁에 위임하더군요...굉장히 급하게 처리하는 것보니 자기들도 뭔가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끼는 건가...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하나 목사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절대 명성교회로 부임하지 않는다고 공언했던 사람인데요.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많은 분들이 지금의 개신교에 대해 분노하고 비판을 쏟아놓고 있습니다. 그 비판 중의 상당수는 결국 '목회자'에 대한 실망과 절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명성교회 소식을 들으며 2014년 4월에 쓴 이 글이 생각났습니다. 아무나 ‘성직자’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몇 주 전에 우연히 기사를 검색하다 이 한장의 사진을 보았다. 그리곤 사무실에서 일하다 말고 뭔가에 북받쳐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곤 내가 사진 한 장에..
근대화가 된 이후 그 전에 살던 인간들과 현대인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자기 삶의 한계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근대화 이전의 인간들은 자기 삶에 기본적으로 주어진 환경, 계급, 혈통, 신분, 직업 등에 대해서 종속적인 삶을 살았다면, 현대인들은 태어날 때의 환경이 어떠하든 살아가면서 그것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고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지요. 전 근대화 이전 과거시대에 제가 태어났다면 정말 갑갑하고 답답했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변수들이 너무 한정적이니까요. 그러나 그 반대인 현대인들의 삶은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를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갸우뚱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지금의 시대는 과학 기술과 문명, 인간 자신..
※최근 '한샘'이라는 회사에서 직장내 성폭행 사건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멀쩡한 대기업에서도 저런 사건이 발생한다는게 놀랍기도 했지만 회사 측의 대응과 피해자를 '꽃뱀'으로 매도하는 양상들은 교회의 모습과 너무 닮았더군요. 그래도 사회가 교회보다는 전반적으로 훨씬 낫지만...너무나 낯익은 모습에 놀랐습니다. 올해 문대식 목사의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을 보고 기고했던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한국교회의 무지와 편견 청소녁 사역을 하던 유명 목사의 성범죄 사건이 또 터졌다. 요즘은 목회자 성범죄 뉴스가 너무 자주 흘러나와 놀랍지도 않은 뉴스가 되어버렸지만 문대식 목사는 청소년 사역자로 명망이 높았고 그 피해자들 중에 미성년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큰 충격을 주었다. 문대식 목사 사건에 대한 기..
누구에게나 인생살이는 만만치 않다. 살다보면 너무도 힘든 시간을 지나야 할 때도 많고, 나쁜 일이 올땐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나쁜 일들도 몰려서 오기도 한다. 이런 순간을 여러차례 겪어오면서 힘든 시간들을 견디는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는데...대단한 건 아니지만 나름 나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사람은 힘든 일을 겪을 때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라고 생각하길 좋아한다. 그리고 딱히 이유를 알 수 없을땐 결국 '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나도 안좋은 일을 겪을 때 답을 얻을 수 없는 '왜 하필 나에게?'라는 질문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후회' 속을 번갈아 헤매며 시간만 낭비하고 더 깊은 좌절과 우울의 수렁 속에 빠지곤 했다. 그렇게 진창 속을 헤매다가 정신을 차리고 일을 수습하기 시작하면서..
'장 지오노' 원작, '프레데릭 백'의 경이로운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은 사람'(1987)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과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갑작스런 인생의 비극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가 묵묵히 황량한 자연을 바꿔보기로 결심하고 매일 매일 정성을 다해 씨앗을 심는다는 이야기...그리고 그의 꾸준한 헌신과 그가 심은 씨앗들의 생명력으로 황량했던 사막과 같은 지역이 놀랍도록 아름답고 풍요로운 마을로 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그 풍요로움을 누리고 마을이 번성하지만 그의 한결같은 헌신과 노동이 그 원인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명밖에 없었습니다. 이 작품이 놀라운 것은 이야기도 감동적이지만 애니메이터 프레데릭 백 혼자서 묵묵히 작업해서 성취해낸 놀라운 예술성 때문입니다. 한 장면 한 장면 손..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오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겪으며 느낀 점들이 있다. 일단 경제적으로든 직위적으로든 ‘일정한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룬 사람들이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지만 난 그런 것들을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성취한 사람들'이란 표현을 쓴다)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의 전부를 그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할 각오가 되어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 그렇게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은 그래서 자신이 의지를 갖고 노력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 뿐 아니라 그렇게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루고도 성취를 이뤄내지 못한 더 많은 사람들도 있다. 나는 일정한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